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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 칸트

우리칸트가 먼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by 칸트네 2021.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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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7일 토요일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봄이 다 온 것 같았지만 비가 계속 내려 온 세상이 조용하고 으슬으슬하던 날 오후,

 

우리 칸트가 일 년이 조금 넘는 지구 여행을 마치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알고보니 칸트는 그간 많이 아팠나봅니다.

일주일만에 나타난 칸트는 꼬리와 뒷다리, 발 전부가 핏물로 젖어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 엉성하게 칸트를 잡으려는 제게도 성묘 길고양이가 잡혀준 걸 보면 많이 아팠고, 또 저를 많이 믿었고 봐줬던 것 같아요.

 

병원에서 선생님은 배에서 큰 종양이 만져진다고 했고, 혈뇨를 멈추지 못했습니다.

이대로는 길어야 하루 이틀이라고 했는데 순식간에 점점 기력이 약해졌습니다.

 

병원에서 서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칸트는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마지막 인사로

 

그간 만나서 너무 좋았다.

나를 찾아와줘서 정말 고맙다.

오늘같이 아픈 날도 우리집에 와줘서 너무 고맙고, 잡혀줘서도 너무 고맙다. 그리고 다 미안하다.

다음 생에도 꼭 다시 만나자. 좋은 데로 가고 다음에도 찾아와 달라. 너무 고맙다.

 

이런 말만 반복하는데 칸트는 내내 눈인사를 해줬습니다. 마치 다 알아듣는 것처럼.

 

그렇게 칸트는 지구여행을 마쳤습니다.

 

원래 이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저만 간직하고 있는 칸트의 예쁜 사진과 그 이야기를 자랑하려고 만들었는데 이제 겨우 시작하자마자 갔습니다.

 

그래도 이 세상에 이렇게 멋진 고양이가 왔다갔다는 점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과 글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내 생애 최고 고양이였던 칸트, 

칸트가 좋은 곳으로 가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칸트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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