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비
우리동네 최고 인기 고양이
양말도 하나도 안 신고, 턱 받침도 없고 오묘하게 고등어와 치즈색이 8:2로 섞였다.
약간 시크하고 먹는 데에 관심이 많다.
이름이 짤비인 이유는 입이 짧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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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대한 감각이 매우 뛰어난 지 밥그릇이 더러우면 나를 한번 보고 밥그릇 보고, 또 나를 보고 그릇 보고를 반복해서 깜짝 놀라 밥그릇을 갈아주었던 적이 있다.
짤비는 미각이 정말 뛰어나서 오늘 간 물인지 어제 간 물인지 바로바로 알아채고, 물 그릇 두 개가 있으면 오늘 갈아준 신선한 물을 찾아 마신다. 자꾸 코가 막혀 있길래 약을 타서 츄르와 준 적도 있지만 귀신같이 알아채고 입에도 안 대는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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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비의 털은 유독 정말 매끄럽다. 눈도 똥그랗게 뜬다. 사진이 눈 똥글하게 찍히는 데서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도 선명하게 찍힌다.
털이 유독 매끄럽고 탄탄해보이는게 사람 눈에도 보이는데 고양이 눈에는 오죽 이뻐보일까 싶다.
짤비는 동네 대장고양이인 점박이와 칸트의 아빠인 호랑이 모두에게 애교를 받는 고양이인데(고양이는 모계사회다) 짤비는 점박이를 더 좋아한다.
호랑이와 점박이 모두 짤비가 밥을 먹고 있으면 양보하고 기다리고, 짤비가 다 먹으면 같이 놀자고 매우 귀여운 소리(애옹 애옹)를 내며 놀러가자고 조른다. (실제로 보고 들으면 너무나 놀라운 대장 고양이의 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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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비는 임신과 출산의 경험이 여러 번 있는데 상대적으로 체구는 작은 편이라 나의 걱정을 사고 있다.(3월 중성화 때 포획을 꼭...!) 출산이 임박했을 때 우연히 길가에서 만난 짤비는 정말 죽을 것 같이 마르고 밥도 못 먹는 상태였다. 나는 정말 그 때 짤비가 어떻게 되는 줄 알았다 ㅠㅠ
지금은 짤비가 아기들을 독립시켜서 자유롭게 지내고 있지만, 육묘를 할 때는 꽤 책임감 있고 날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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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들 밥 먹이려고 아기 고양이들을 다 데리고 밥장소로 왔는데 내가 조금 늦게 나온 적이 있다. 아이들과 나를 기다리던 짤비는 나를 보고 하악!!!!!!!! 하고 승질 승질을 냈었다. (마치 내가 위험하게 애들 다 데꼬 나왔는데 니가 늦어??!?!?)
물론 짜증나서 승질을 낸 거지 무서워서 낸 게 아니기 때문에 도망가지 않고 화만 내고 밥을 맛있게 먹었다.
짤비는 아들인 칸트와 애기에게도 사랑 받고, 남자친구인 점박이와 호랭이에게도 사랑 받는다. 저 4마리의 수컷들이 짤비를 만나면 각각 반가워하며 쫑쫑 따라다니는데 짤비는 내키는 대로 같이 놀기도 하고, 쌩까고 혼자 놀러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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